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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태어나 자라다 보니 집집마다 소, 염소, 닭, 개, 고양이 등 가축을 길러 팔아서 살림에 보태거나, 잡아서 거의 채식만 하는 몸에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집도 예외가 아니라서 가축을 길러 집안 살림에 보탰는데 가축을 보살피는 것은 거의 내 몫이었다. 낮에는 산이나 들, 집 마당에 풀어놓아 자유롭게 놀게 하다가 밤엔 우리에 가두었다.
하루는 저녁 무렵에 닭을 우리에 가두려고 하는데 이웃집 닭이 몇 마리 섞여 놀고 있었다. 이웃집의 닭을 내쫓고 우리 닭만 가두었는데 한 마리가 계속 맴돌며 가지 않았다. 나는 이웃집 닭을 내쫓는다고 장작개비를 던졌는데 그만 그 닭이 장작개비에 맞아 죽어버렸다.
겁이 덜컥 나서 얼른 죽은 닭을 옆집 볏짚가리 속에 숨기고는 모른 척 했다. 그러나 이웃집에서는 어떻게 알았는지 나의 소행임을 눈치 채고 나를 불렀다. 주눅이 들어 야단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웃집 아저씨는 이미 닭은 죽었으니 너무 염려 말라고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고, 그 닭으로 맛있게 한 요리를 같이 먹자고 하셨다.
그리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있으니 염려 말고 다음부터는 아저씨네 가축도 잘 돌봐달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 때 잘못을 저지르고 용서를 받은 뒤로 나는 남의 잘못이나 실수를 보면 자초지종을 면밀히 살 핀 뒤에 관대히 처리하는 버릇이 생겼다.
사람의 눈에는 상대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보이고 실수나 과오를 관대하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불가피한 실수일 경우에는 꾸중보다는 애정 어린 격려나 따스한 충고가 그 사람을 성숙하게 만드는 촉진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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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잘났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남의 잘못만을 고약하게 지적해내는 사회... 남의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하는 관용의 정신이 아쉽습니다.
- 용서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무지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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