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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父曲

행정수도 세종! 2007. 2. 13. 21:50
      
      思父曲~2/受天김용오
                          (낭송:고은하)
      넋이여!
      영혼이여!
      북망산천 노을이 그리도 좋으셨습니까
      북망산천의 막걸리 한잔이 그리도 그리우셨는지요.
      어이하여 그믐달을 등불삼아 어어 청청 그렇게
      걸음걸음 가셨는지요.
      이승의 묻은 시름들 아까워 어찌 두고서
      훨훨 이 파랑 불꽃 넋으로 망혼가를 부르며
      아름아름 가셨을 영혼이여!
      눈뜨면 찢어지는 가슴 앓음 앓음 움켜잡고
      무슨 영화를 누린다고 바람 잘날 없는 이 풍진 세상
      널브러진 가지들에 피토함 거름을 주시어 가지가지에 
      꽃을 피워 아름아름 알토란같은 열매들을 맺혀주시고
      결실의 수확도 보질 못하시고
      무엇이 급하여 
      누가 오라하여
      총총걸음으로 북망산천 그믐달을 보시려 가셨는지요. 
      속세에 묻어둔
      무수한 고뇌의 삶들이 희망들이었습니까!
      유구한 인연들이 언제나 행복들이었습니까!
      묻고 싶지 않을 수가 없음이옵니다.
      그토록 질곡을 걸으신 영혼이어!
      이렇다 할 영화 한번 누리지 못하시고
      삼배적삼 옷 한 벌에 옥양목에 묶인 채로
      노자 돈 몇 푼 받아 그래도 웃으시며 꽃상여에
      당신이 밟아온 구석구석 흔적들 마을 어귀를 한 바퀴 돌고 돌아
      아스라이 멀어지는 마을을 보며 강심장인 당신이라 한들
      어찌 가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셨다 하겠습니까.
      당신의 막된 가지에 맺힌 못난 열매 부지기도 눈물이
      흐름이 잘 못일까요
      유별나게 정성을 주셨는데 그 높은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으니
      땅을 치고 하늘을 품는다 한들 그저 철철 흐르는 통곡뿐이거늘
      어찌하겠습니까! 불충한 불효이었음을 엎드려 인사드리오니
      가시는 걸음 고이 고이 그저 용서를 바랄뿐이옵니다.
      가시는 걸음 고이 고이 그저 용서를 바랄뿐이옵니다.
      부디 시름없는 좋은 세상에서 만사형통 하시옵기를
      두 손 모아 빌면서 불효자식
      당신의 많은 흔적들을 가슴에 묻을까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