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보다 치밀한 '제비'…놀라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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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성 실험… 10마리 중 6마리 원래 둥지로 돌아와
은혜를 갚기 위해 박씨를 물고 흥부집을 다시 찾아왔다는 제비 얘기는 가능한 이야기인가? 한 아마추어 새 전문가가 제비의 귀소(歸巢·둥지로 되돌아옴) 능력을 실험한 결과, 열 마리 중 여섯 마리가 이듬해 봄에 원래 둥지를 정확히 되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내비게이션만큼이나 치밀한 제비의 놀라운 귀소성이 확인된 것이다.
◆열 마리 중 여섯 마리 돌아와
한국야생조류협회 회원 박병우(50)씨가 실험에 착수한 것은 2006년 6월. 경기도 의왕시 자신의 집과 파주시 친지의 집에 둥지를 튼 제비 암수 5쌍(10마리)을 그물로 붙잡아 제비의 한 쪽 다리에 인식표가 새겨진 가락지를 부착했다. 겨울을 나기 위해 국내에서 3000㎞ 가량 떨어진 동남아 일대를 오가는 제비가 과연 제 장소로 귀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였다. 가락지는 국책연구소인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받은 일련번호(02024901~ 02024910)가 새겨진 가락지였다.
이듬해 봄인 2007년 4월, 제비 열 마리 가운데 한 마리는 원래의 보금자리로 정확하게 다시 찾아왔고, 한 마리는 헌 둥지가 헐려 없어진 것을 발견한 뒤 그 장소에 새 둥지를 지어 다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다른 두 마리는 헌 둥지에서 각각 15㎝와 1.5m 떨어진 장소에 있던 둥지로 돌아왔고, 다른 한 쌍은 바로 옆집에 둥지를 틀었다. 박씨는 "귀환하지 못한 제비는 먼 거리를 날아오는 도중에 사고를 당했거나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다른 먼 장소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런 실험결과를 놀라워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 철새연구센터 박종길 팀장은 "비록 아마추어 전문가의 실험이긴 하지만 제비의 귀소성을 실제 실험으로 확인한 것은 놀랍고, 의미 있는 결과"라며 "지금까지 국내 전문가들의 연구에선 철새에게 가락지를 부착해 갯벌 같은 넓은 범위에 다시 도착하는 실험만 실시됐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이우신 교수도 "(박씨의 실험결과는) 여름 철새인 제비의 놀라운 귀소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귀소 능력 어디에서 비롯되나?
제비뿐 아니라 동물들의 놀라운 귀소 본능은 그간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다. 1995년 진도에서 대전지역으로 팔려갔다 돌아온 '백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진돗개는 대전을 떠나 7개월 동안 무려 300여㎞를 헤매다 천신만고 끝에 제집으로 되돌아왔다. 외국에선 이스라엘과 독일의 연구진이 공동 실험한 '아프리카 오디세이'가 유명하다. 먹황새(black stork)의 이동 경로와 서식지에 머무는 시간, 이동 시간, 날씨가 이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황새 한 쌍에 위성추적장치를 달았다. 이 황새들은 2001년 7월 체코의 한 동물원에 있던 둥지를 떠난 뒤 암컷은 남아프리카로, 배우자인 수컷은 스페인 서부지방으로 이동했다. 이듬해인 2002년 4월 14일 수컷이 둥지로 먼저 귀소했고, 4일 뒤엔 암컷도 돌아와 수컷과 다시 만났다.
동물들의 귀소 능력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정확하게 규명돼 있지 않다. 비둘기의 경우 뇌에 박혀 있는 자석 덩어리에 의한 자기(磁氣)감각의 결과라는 사실이 1979년 미국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비둘기의 머리뼈와 뇌 경막 사이에 있는 가로, 세로 2mm와 1mm 크기의 자석이 지구자기장과 반응하여 방향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비둘기의 몸에 다른 자석을 붙여 지구자기장을 감지하지 못하도록 한 결과, 비둘기는 원래의 목적지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은혜를 갚기 위해 박씨를 물고 흥부집을 다시 찾아왔다는 제비 얘기는 가능한 이야기인가? 한 아마추어 새 전문가가 제비의 귀소(歸巢·둥지로 되돌아옴) 능력을 실험한 결과, 열 마리 중 여섯 마리가 이듬해 봄에 원래 둥지를 정확히 되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내비게이션만큼이나 치밀한 제비의 놀라운 귀소성이 확인된 것이다.
◆열 마리 중 여섯 마리 돌아와
한국야생조류협회 회원 박병우(50)씨가 실험에 착수한 것은 2006년 6월. 경기도 의왕시 자신의 집과 파주시 친지의 집에 둥지를 튼 제비 암수 5쌍(10마리)을 그물로 붙잡아 제비의 한 쪽 다리에 인식표가 새겨진 가락지를 부착했다. 겨울을 나기 위해 국내에서 3000㎞ 가량 떨어진 동남아 일대를 오가는 제비가 과연 제 장소로 귀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였다. 가락지는 국책연구소인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받은 일련번호(02024901~ 02024910)가 새겨진 가락지였다.
이듬해 봄인 2007년 4월, 제비 열 마리 가운데 한 마리는 원래의 보금자리로 정확하게 다시 찾아왔고, 한 마리는 헌 둥지가 헐려 없어진 것을 발견한 뒤 그 장소에 새 둥지를 지어 다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다른 두 마리는 헌 둥지에서 각각 15㎝와 1.5m 떨어진 장소에 있던 둥지로 돌아왔고, 다른 한 쌍은 바로 옆집에 둥지를 틀었다. 박씨는 "귀환하지 못한 제비는 먼 거리를 날아오는 도중에 사고를 당했거나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다른 먼 장소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런 실험결과를 놀라워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소속 철새연구센터 박종길 팀장은 "비록 아마추어 전문가의 실험이긴 하지만 제비의 귀소성을 실제 실험으로 확인한 것은 놀랍고, 의미 있는 결과"라며 "지금까지 국내 전문가들의 연구에선 철새에게 가락지를 부착해 갯벌 같은 넓은 범위에 다시 도착하는 실험만 실시됐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이우신 교수도 "(박씨의 실험결과는) 여름 철새인 제비의 놀라운 귀소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귀소 능력 어디에서 비롯되나?
제비뿐 아니라 동물들의 놀라운 귀소 본능은 그간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다. 1995년 진도에서 대전지역으로 팔려갔다 돌아온 '백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진돗개는 대전을 떠나 7개월 동안 무려 300여㎞를 헤매다 천신만고 끝에 제집으로 되돌아왔다. 외국에선 이스라엘과 독일의 연구진이 공동 실험한 '아프리카 오디세이'가 유명하다. 먹황새(black stork)의 이동 경로와 서식지에 머무는 시간, 이동 시간, 날씨가 이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황새 한 쌍에 위성추적장치를 달았다. 이 황새들은 2001년 7월 체코의 한 동물원에 있던 둥지를 떠난 뒤 암컷은 남아프리카로, 배우자인 수컷은 스페인 서부지방으로 이동했다. 이듬해인 2002년 4월 14일 수컷이 둥지로 먼저 귀소했고, 4일 뒤엔 암컷도 돌아와 수컷과 다시 만났다.
동물들의 귀소 능력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정확하게 규명돼 있지 않다. 비둘기의 경우 뇌에 박혀 있는 자석 덩어리에 의한 자기(磁氣)감각의 결과라는 사실이 1979년 미국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비둘기의 머리뼈와 뇌 경막 사이에 있는 가로, 세로 2mm와 1mm 크기의 자석이 지구자기장과 반응하여 방향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비둘기의 몸에 다른 자석을 붙여 지구자기장을 감지하지 못하도록 한 결과, 비둘기는 원래의 목적지로 되돌아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