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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社說> 농협 개혁 이번엔 끝을 내야

행정수도 세종! 2009. 1. 2. 23:27

농협중앙회 전무와 3개 사업부문 대표이사, 조합감사위원장 등 임원 5명과 집행간부 19명 전원이 5일 사의를 밝혔다. 4일 금융업무를 맡는 신용사업부문과 농축산물을 사고파는 경제사업부문을 분리해 각각 지주회사를 세우고 농기계 임대사업을 확대한다는 등 개혁방안을 내놓은 데 이은 조치다. "농민들은 다 죽어가는데 농협은 정치나 하고 이권에나 개입한다"는 대통령 호통에 한껏 몸을 낮춘 것이다.

농협의 움직임이 근본적 개혁으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역대 정부에서도 농협 개혁의 말만 무성하다 성과 없이 흐지부지되곤 했기 때문이다. 농협 개혁은 정권 차원에서 밀어붙여야 할 만큼 방대하고 어려운 과제다.

농협의 문제는 크게 둘이다. 우선 신용사업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농민에 대한 저리(低利) 자금 지원이라는 설립목적에서 멀어졌다. 자산 160조원으로 금융회사 4위 규모다. 농협중앙회 임직원 1만7800명 중 70%가 신용사업에 배치돼 있다. 시·군 금고에서 예치한 공공예금과 정책자금으로 땅 짚고 헤엄치기 영업을 하면서 덩치만 키운 결과다. 농민 지원은 뒷전이고 돈벌이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농협이 독자적 금융그룹 행세를 하는 건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또 하나, 중앙회장 권한이 너무 크고 견제·감시 장치가 없다. 이사회도 감사위원회도 있지만 직선제 회장의 '위세'를 거스를 힘이 없다. 회장은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무이자 자금지원을 통해 단위조합들을 통제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농협 회장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나 농협 개혁 요구가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은 직선제의 폐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전문화하거나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한 조직이 협동조합이다. 지금 농협은 본래 모습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 농민에 의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나려면 역할과 기능, 조직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출처 : 덕산글방
글쓴이 : 노진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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