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이란 전원적인 시골향내가 물씬 풍기는...
누가 그리 정한 것도 아닌데 우리네 맘속엔
그런 이미지가 잠재돼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꼬맹이들의 외갓집은 부산인지라...
거기서도 땅 내음 풀 내음 맡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설까?
한달전쯤 미리 단체체험에 신청해 놨었다.
한번쯤은 시골스런 곳에서
흙과 물과 딩굴며 자연과 하나됨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여겨졌던 탓이다.
낯설은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으리라 여겨졌다!
양평은 즐겨 찾는 곳이라
지나는 곳곳이 눈에 익고 발길이 두루 닿은 곳이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골목길로 들어선다.
바로 외갓집 체험마을이 있는 신론리였다.
또니또사랑의 단체 체험모집에 신청을 해서 간 거였지만
홈페이지에 들어가 가족단위로
체험 신청을 해도 된다니,
근교로 가족들과 신나는 놀이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아침에 숭어 잡고 뗏목배 탄답시고
군소리 없이 일찍 일어나 버스에서 지하철로 환승해 일찌감치 신도림역에 도착했다.
먼저 온 탓에 출발 할 버스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던 꼬맹이들!
버스가 출발해 외갓집 체험마을에 도착해 내렸을때, 큰애의 기분은 별로였다,왜?
지금은 잊어버렸다, 큰애도 자기가 화 낸 것조차 기억해 내질 못했다. 표정이 굳은 오른쪽 아이가 큰애다.
그래서 첨부터 내게 혼났다, 등짝도 한 대 맞으면서 말이다.
차에서 내렸을때 외갓집 체험마을은 엄청 붐볐다. 우리팀 말고도 다른 팀에서 여럿 와 있어 그야말로 북적북적...
그 북적 댐이 달갑지 않은 탓였는지, 먼거리를 버스로 움직인 탓인지... 아무튼 숭어잡으러 갈때까지만 해도 내내 심통였다.
숭어를 풀어놓은 곳이다.
유유히 헤엄치는 숭어를 잡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울 꼬맹인 무섭다며 도망치기 바쁘다. 큰애는 아예 바위 위에 올라서 만져 보라고 건네주는 물고기조차 겁내 떨고 있다.
작은앤 멀찌감치서 지켜보다 아예 도망쳐 나왔다. 가까이조차 하기 무섭다며...^^
샌들을 신고 오지 않은게 후회스런 순간였다. 멀찌감치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마음이... 무쟈게 안타까웠으니까!
하지만 숭어를 회 떠서 갖고 오자 무서워 벌벌 떨던 꼬맹이들였나 싶게 아주 잘 먹어댄다.
작은앤 몇 점 먹고 뒤로 물러섰지만 큰애는 끝까지 붙어 서서 마지막 한점까지 집어 먹었다.
난 옆에서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어른들도 싱싱한 회 맛에 막걸리 곁들여 마시는터라 나까지 합세 할 수 없었던 것!
트랙터 마차란다^^
저걸 타고 덜거덕거리며 감자가 있는 비닐하우스까지 갔다.
감자는 줄기식물이란다. 씨감자를 심으면 줄기를 뻗어 거기서 감자가 맺히므로.
반면 고구마는 뿌리식물이란다. 줄기의 매듭에서 뿌리가 뻗어 땅 속 깊이 고구마가 자라므로.
그래서 감자를 캘땐 줄기를 뽑아낸 후 그 주변을 호미로 살살살 파줘야 감자가 상하지 않게 캐진단다.
욕심들은 많아서 아이들이 감자를 캐서 들고 나르느라 여념이 없다.
감자밭에 들어가기 전에 산뽕? 새까맣게 익은 열매를 따 먹느라 그 구수한 맛에 정신들을 놓았지만 말이다^^
캔 감자를 개울가에 가서 씻은 후 돌맹이로 문질러 껍질을 깐다.
어찌나 잘들 하던지... 집에서도 시켜볼 걸 그랬다.
아이들 모두 정신 없이 재밌어라 감자 껍질을 벗겨 그 많던 감자들이 한순간에 깨끗이 잘도 씻겼다!
뷔페식 시골밥상으로 점심을 먹었다.
실내가 어둡단 생각을 못했는데 사진을 보니 깜깜한거다, 레벨을 높였더니 해상도가 흐려졌다!
겉절이와 묵은김치, 탕수육, 오이소박이, 고추장떡, 오징어 삶아 낸 것, 김과 감자북어국이 다였지만
소박한 밥상마저 정겨웠다. 한톨의 남김도 없이 깨끗이 비워냈다.
아이들을 배려해 김을 반찬으로 내 준게 고맙기도 했다. 그렇찮았슴 울 꼬맹이들, 김치랑만 먹었을게다!
미꾸라지를 잡으러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먹구름이 끼면서 후두두둑~~ 소나기가 한바탕 신나게 쏟아졌다.
이미 젖은 옷였던 아이들은 상관 없었겠지만 난 참 난감했다, 덕분에 사진 찍기가 쪼매 어려웠당!
논바닥에 미꾸라지를 풀어 놨더니 땅 속 깊이 숨어버려 미꾸라지를 잡을 수 없어
고랑을 파 내 거기다 미꾸라지를 놔뒀단다. 그래서 모두들 신나라 잡는다.
큰애는 제 앞에 미꾸라지가 보여도 무서워 기겁을 한다.
그래도 올챙이는 잡아 보이면서 나더러 으시댄다, 엄만 못잡지?
작은앤 올챙이든 미꾸라지든 기겁을 하며 딴데로 가서 물풀질을 해댄다.
보기보다 겁쟁이들이당 에궁~~~
머드 체험장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딩굴고 빠지고 묻히며 정신없이 놀아댄 곳!
난 발을 담궈봤는데, 미끄덩 거리는 황토의 촉감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하긴 일부러 머드팩도 하는데 뭐...^^
신나게 머드 체험장에서 딩군 후 개울가로 가서 물에 폭 몸 담그고 아주 깨끗이 씻어야만 했다.
큰애는 머리까지 묻히는 바람에 온통 물을 뒤집어 써야만 했다. 적당히 좀 하징~~
아이들이 황토를 말끔히 씻은 후 간 곳은 물 미끄럼틀이다.
신나게 내려와선 큰애는 꼬꾸라졌다, 앞을 가늠하며 떨어질 것이지...
물 미끄럼틀은 많이들 타봐선지 그리 흥미를 끌진 못한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너무 신나하며 지칠 줄 모르고 오르내렸다.
뗏목배 타기...
미끄럼틀에서 꼬꾸라진 큰애가 엉엉 거리며 향한 곳은 뗏목배다. 탈거라고 태워달라고 어찌나 성화던지..
결국 아저씨가 배에 태워 노를 저어서 얼굴이 해맑아졌다, 어찌나 좋아하던지 나올 생각을 않는거다.
반면 작은앤 처음엔 탈 거라고 벅벅 우기더니 옆에 애들이랑 서로 줄을 잡고 노를 저어볼거라 티격이더니
한참 후엔 배에서 떨어져 물에 잠겼나 보다.
울먹이며 날 찾더니 달려와선 '배에서 떨어진 거 봤어요? 무서웠어요' 그러며 바들바들 떠는거다.
한눈 파느라 못 봤다면 엄청 서운해 할 것 같아 깜짝 놀랬노라며 아일 샤워장에 데려가 씻겨서 옷을 갈아 입혔는데...
큰애는 다른 이들이 모두 배에서 내려도 나오려 들지 않아 한참을 애 먹을 정도였다.
첨 타 보는 거라 더 신났던 모양이다.
잘 씻어둔 감자를 강판에 아주 열심히 갈았다.
주의사항을 미리 알려준 뒤 해 보게 했는데 생각보다 잘 해 냈다.
아이들이 모두 합세하며 어른들도 중간중간 거들어선지 금방 갈았다, 돼게 힘든데 말이다.
열심히 간 감자에 야채를 잘게 다져 넣어서 숯불에 지글지글 부쳐 먹었다.
야외에서 먹는 맛여설까?
곁들인 막걸리 또한 일품였다, 시큼하지 않은게 어찌 그리도 꿀꺽꿀꺽 넘어가던지...
감자전의 고소함과 절묘한 조화를 이뤘던 듯 하다.
찹쌀밥을 쪄서 떡매질을 하는 모습이다.
식기 전에 어른들의 강한 힘으로 떡매를 쳐줬다가 나중에서야 모두들 돌아가며 할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런데 떡매가.... 생각보다 무거웠다.
드는 것 조차 버거울 정도여 몇번 내리치니 비틀거리며 힘 들 정도였다.
그러니 애들에게도 오죽했을까!
작은앤 드는 것조차 버거워 흔들림이 많았다. 큰앤 그나마 나았다, 제법 쳐 냈으니.
그렇게 직접 떡매질을 한 떡을 고물에 묻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나눠들 먹었다.
쫄깃한 찹쌀이 어찌나 쫀듯거리며 입에 감기는지...
떡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몇 점이나마 집어 먹은 건 제 손으로 힘겹게 떡매질을 한 덕분였으리라!
알찬 체험들이 가득했던 시간들였다.
숭어잡아 그 자리에서 회 쳐 먹고, 트렉터 마차 타고 감자 캐서 감자전도 부쳐먹고,
머드 체험이랑 뗏목배 타기를 하며 물놀이를 다양하게 즐기고,
떡매질로 인절미까지 만들어 포식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은 너무 멀었다, 어찌나 막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