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핀 연꽃이 바람에 꽃잎이 흔들 거리는 모습과 씨를 다 뱉어 버리고 마르고 말라 갈라진 연밥과의 대조에서 서글픔을
삼킵니다. 젊은 시절의 어머니와 손등이 갈라지고 발바닥이 갈라진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버린 어머니가
연상되었습니다.
이 연꽃도 꽃몽우리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 모습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행복한 미래를
가슴에 가득 담은,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처녀시절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어머니가 됨으로써
아름다움이 겉모양이 아니라 자식을 사랑으로 키워내는 희생과 헌신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어 갑니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도록
자식에게는 단단한 껍질을 만들어주고 그 껍질 속을 하나 하나 채워줍니다.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자식에게 돌려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마음이 연꽃잎의 빨갛게 타오르는 빛으로 보여지는가 봅니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눈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항상 어머니는 자식의 벽과 지붕이 되어 주셨습니다.
빛이 없는 곳에서도 어머니의 사랑은 늘 빛을 발했습니다. 사랑은 오직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 곳으로만 향했습니다.
되돌아 오지 않는 자식의 마음에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머금을 수 있을 때까지 자식을 머금습니다. 연꽃처럼 씨앗이 이미 굵어질대로 굵어져 마음과 몸으로 보듬기조차
힘겨워도 죽을 힘을 다해 보듬습니다.
세월의 바람에 피부는 어느새 헤지고 말라 갑니다. 온통 상처 투성이입니다. 이제 더 이상 씨앗을 머금지 못하고 지탱해
주던 마지막 힘까지 모두 쏟고는 고개를 떨굽니다. 자식들은 아주 튼실하고도 야물게 자라서 어머니가 했던 것처럼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어둠이 깊을 수록, 바람이 모질수록, 눈보라가 거셀수록 어머니는 그 아름답고도 끊임없는 사랑으로 우리에게는 굴하지 않는
용기가 되어 되살아날 것입니다.
연꽃의 아름다움은 진흙을 생명으로 여기고 자라나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온갖 어려움과 궂음,
힘듦을 이겨내고 사랑으로 우리를 피어나게 하신,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