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4동 사슴요리전문점 '민속회관' | ||
[굿데이 2004-07-18 21:21] | ||
"여러 산짐승 가운데서 노루와 사슴고기는 생 것으로 먹을 수 있으며 생명에는 아무런 해로움이 없다. 사람의 몸안에 나쁜 독을 풀어주며 유익하기만 하다."
광우병·돼지콜레라·조류독감이라는 말들은 잊을 만하면 고개를 들고 육식 애호가들을 위협해댄다. 이런 시대, 그들에게 비상구가 되어줄 음식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본초강목>에서 말하는 사슴고기다.
서울 창4동에 위치한 '민속회관'은 서울에 최초로 생긴 사슴요리 전문점으로 미식가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보양식으로 유명한 사슴이라기에 왠지 음습한 뒷자리에서 몰래 먹어야 할 것 같은 선입견은 민속회관을 들어서는 순간 사라진다. 280석 규모의 탁 트인 공간에 자연채광이 듬뿍 들어오는 시원한 통유리 벽, 따뜻한 질감의 원목마루, 도자기·탈·장승 방패연 등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소품까지 수준급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사슴고기는 고단백 저콜레스테롤 고급 보양식품으로 여성의 미용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녹용 주성분의 20%가 살코기에도 들어 있어 고기만 먹어도 녹용을 먹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민속회관은 전남 영암 월출산에서 자연방목한 청정지역의 사슴고기를 매일 공수해 사용하는 일품 사슴요리를 만드는 흔치 않은 곳이다. 사슴은 지방이 적어 구이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그외 모든 요리가 가능하다. 사슴육회 사슴갈비찜 사슴생고기 사슴샤브샤브 사슴탕수육이 이 집의 대표음식. 이중 사슴육회는 길게 썰어놓은 배의 시원함에 담백하고 기름기없이 부드러운 사슴 특유의 육질이 어우러져 사슴 고기맛의 절정을 느끼게 해준다. 게다가 살짝 띄운 계란 노른자가 비린내를 없애줘 육회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도 쉽게 그 맛에 반하게 된다.
이 집의 총지배인 김일봉씨(45)는 "영양에서 월등히 앞설 뿐 아니라 맛에서도 다른 고기와 차이가 없어 한번 맛본 손님은 꼭 다시 찾는다"며 "유통체계도 발전하고 있어 사슴고기의 대중화가 머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민속회관을 나서는 순간 '목이 길어' 먹기에 슬프고 애틋했던 마음이 사라지는 듯하다.(전화번호 02-900-8889)
유순호 기자 shyu@ho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