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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더 아름다운 단풍...

행정수도 세종! 2006. 10. 19. 23:22

꽃보다 더 아름다운 단풍




캐나다는 단풍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에 동식물의 모양을 넣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캐나다 국기에는 흰색 바탕에 선명한 붉은색 단풍잎이 그려져 있다. 처음 볼 때는 그렇게 어색하고 촌스럽게 보이던 국기였는데 자꾸만 보니 그것도 그런 대로 매력이 생긴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자연을 가진 나라의 국기답다고나 할까.

밴쿠버에서 거의 여섯 번째 가을을 맞으면서 나는 요즘 자꾸만 단풍이 꽃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봄철 갓 돋아나는 연록의 새싹도 아름답고, 푸르고 싱싱한 여름의 신록도, 활짝 핀 꽃들도 아름답지만 가을철 햇빛에 투명한 듯 빛나는 단풍은 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특히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기후 변동으로 차갑고 맑은 가을 날씨가 계속되는 이곳 프레이져 밸리의 단풍은 필설(筆舌)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도대체 단풍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생물학자들에 의하면 단풍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나뭇잎에는 녹색의 엽록소 외에도 빛을 흡수하는 70여종의 색소가 있는데 이들 중 붉은색을 띠는 것이 카로틴이고 노란색을 띠는 것이 크산토필이다. 이들 색소들은 나뭇잎이 태양광과 이산화탄소와 물로 탄수화물을 만드는 광합성 작용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여름에는 많은 양의 엽록소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이 되어 공기가 건조해지고 물이 부족하게 되면 나뭇잎은 살아남기 위해 광합성 작용을 멈추고, 이미 생성된 엽록소가 분해되어 단풍이 든다.

그러면 단풍의 색깔이 다양한 이유는 무엇일까? 식물의 종류마다 단풍 색깔이 다른 것은 적색, 청색, 보라색 꽃의 주 색소이자 화청소(花靑素)라고도 불리는 안토시아닌과 황색의 카로틴 및 크산토필, 황갈색의 탄닌, 일부 남아 있는 녹색의 엽록소 등의 성분이 양적으로 다양하게 조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조합은 식물 잎에서의 효소계의 차이와 기온, 수분, 자외선 등 자연조건의 차이가 복잡하게 얽혀서 일어난다. 예를 들면 어떤 식물은 날씨가 추워지면 엽록소와 카로틴을 모두 분해한 후 카로틴만을 새로 합성하여 노란 단풍을 만들고, 어떤 식물들은 엽록소가 파괴된 후 생성된 안토시아닌과 카로틴이 섞여 밝은 오렌지색의 단풍을 만들기도 한다. 참나무 같은 식물은 엽록소가 분해된 후 카로틴과 원래 가지고 있던 탄닌의 색이 혼합되어 황갈색의 단풍이 된다.

이것은 거창한 설명인 듯이 보이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런 과학적인 얘기로는 크게 교훈을 받지 않는다. 단풍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의 과학적 메커니즘이라기보다 영적인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물의 분자 구조를 다 알았다고 해서 목마름이 사라지지 않듯이 단풍이 드는 메커니즘을 이해한다고 해서 단풍이 주는 인생의 교훈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단풍의 영적인 의미, 나아가 단풍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인생의 교훈은 무엇인가?

우선 단풍이 꽃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듯이 인생도 꽃피는 십대보다, 푸른 20대보다 형형색색 단풍이 드는 노년의 시기가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나무는 여름에 건조하여 수분이 부족하면 가을이 오더라도 단풍이 아름답게 들지 않는다. 덥고 습한 여름이 가고 가을 초 기온이 급랭하며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 단풍의 색은 가장 아름다워진다. 단풍의 색깔이 강수량, 일조, 기온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되듯이 인생의 단풍색도 살아온 모습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인생의 봄과 여름을 어떻게 보냈는가에 따라 노년의 아름다움이 결정된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이 이제는 자신이 가꾼 아름다움으로 바뀌는 것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물려받은 아름다움보다 가꾼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에는 이목구비의 모습이나 피부의 탄력에 의해 아름다움이 결정되지만, 나이가 들면 세월의 흐름 속에서 내면에 누적된 경건과 인격이 발하는 향기가 진정한 아름다움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단풍이 식물의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이듯이 노년은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임을 배울 수 있다. 가을이 되면 나무들은 노란색, 혹은 붉은 색으로 잎을 물들이며 겨울을 준비한다. 여름 내내 그처럼 싱싱한 잎새들의 푸르름을 유지하는 것은 잎 속의 엽록소이다. 여름에는 강한 빛과 적당한 온도로 광합성이 활발하게 일어나지만 겨울이 되면 잎은 에너지만 소모한다. 그래서 식물은 가을로 접어들면 잎으로 보내는 수분과 영양분을 줄이게 되고, 그러면 강한 자외선에 의해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잎은 푸른색을 잃어간다. 이 때 식물세포 안에는 추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하여 당이 증가하게 되고 이 당은 안토시아닌을 합성하여 붉은 단풍이 되는 것이다.

단풍처럼 인생에서도 재물을 모아야 할 청년기가 있고 점점 줄여나가야 할 노년기가 있다. 나이가 들어도 끝없이 모으기만 하는 인생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찾아오지 않는다. 시인은 이미 오래 전에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했으니(시90:10) 육십 중반을 넘어서면서까지 오로지 모으는 데만 혈안이 된 사람은 아름다운 노년의 단풍을 누리지 못한다.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북풍 앞에 그야말로 추풍낙엽이 되어 칙칙한 색깔의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개인의 종말과 천국을 생각하면서 날마다 자신의 남은 인생의 날을 계수하는 것을 지혜로운 마음이라고 하였다(시90:12).

셋째, 단풍은 우리의 재물을 어디에 쌓아야 하는 지를 말해준다.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드는 낙엽수의 잎에서는 대부분 잎속의 양분은 줄기와 뿌리로 이동하고 잎자루나 잎몸의 기부에 이층(離層)이라고 하는 특수한 세포층이 형성된다. 이때 엽록소의 합성은 중단되고 안토시아닌이 합성되면서 단풍이 들고 뒤에 이 이층이 발달되어 잎은 떨어지면서 겨울을 준비한다. 여름에는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합성하기 위해 많은 잎이 필요했지만 겨울에는 얼기 쉬운 잎을 떨어뜨리고 대신 겨울눈을 여러 겹의 조직으로 쌓아 얼지 않게 한다.

이는 겨울이 오면 나무가 낙엽이 되어 떨어져버릴 덧없는 잎새에 영양분을 쌓기보다 보이지 않는 줄기와 뿌리에 양분을 저장하는 것처럼 우리의 재물을 잠시 있다가 없어질 이 세상에 쌓지 말고 영원을 위해 보이지 않는 천국에 쌓아야 함을 말해 준다.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기 때문이다(고후4:18). 예수님도 이 땅에 재물을 쌓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가를 지적하시면서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마6:19)고 말씀하셨다. 천국에 보화를 쌓기를 기뻐하는 사람은 이 땅에서 아름다운 단풍의 노년을 축복으로 받는다.

마지막으로 단풍은 인생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단풍과 이어지는 낙엽을 통해 식물은 1년 동안 누적된 노폐물을 배출한다. 푸른 잎에 비해 낙엽에는 질소, 인, 칼륨 등은 훨씬 적고 대신 칼슘, 규소 등의 농도가 높다. 질소, 인, 칼륨 등의 유용한 영양분은 수용성 물질로 존재하다가 낙엽이 질 때 줄기와 뿌리 등으로 이동하고 칼슘, 규소 같은 노폐물은 불용성 물질로 되어 잎새에 축적되었다가 낙엽으로 배출된다. 동물과 같은 배설기관이 없는 식물이 단풍과 이어지는 낙엽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은 놀라운 하나님의 설계라고 할 수 있다.

단풍과 낙엽이 식물을 정화하듯이 사람은 노년의 버림을 통해 인생을 정화할 수 있다. 수 십 년 간 삶의 굴곡을 지나는 동안 인생의 구석구석에는 자신도 모르는 욕심과 탐욕, 정욕의 찌꺼기들이 쌓여있을 수 있다. 이런 노폐물들은 인생의 겨울이 다가오면서 낙엽의 모습으로 배출될 수 있다. 노폐물로 가득 찬 낙엽이라도 땅에 떨어져 썩게 되면 그 다음 봄에 솟아나는 새싹들의 풍성한 거름이 될 수 있듯이 젊은 시절 애써서 모았던 재물이라도 버리게 되면 새로운 생명의 부활을 얻게 된다. 짙어 가는 가을 산야의 단풍을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곱게 물든 단풍은 꽃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로 자위하며 스러지는 낙엽을 조문(弔問)한다.

 

단풍나무  
단풍나무는 예로부터 정원수로서 널리 사랑을 받아 왔다.
옛날에는 임금이 사는 대궐을 한자로 `신`이라고 쓰기도 했는데
여기에 단풍나무를 가리키는 `풍`자를 앞에 붙인
`풍신`이 곧 조정을 뜻하였던것이다.
단풍나무를 정원수로서 대궐 안에다 많이 심었던 데에서 그리 불렀던 듯 하다.




관상용의 정원수로서 단풍나무가 맨 처음으로 나타난 옛 문헌은
고려 말에 나온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이다.
이 책은 그때의 정원이나 조경 식물을 연구하는 데에 더없이 귀중한 자료가 된다.
또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조선 시대의 대표되는 정원인 `소쇄원`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에 있습니다)
이나 그보다 더 늦게 만들어진 `다산 초당`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에 있습니다)에 대한 기록을 보더라도
우리의 조상들이 단풍나무를 관상용으로 계속해서 가꾸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단풍나무`는 한자말인 `단풍` 또는 `풍`에서 온 말로서 순수한 토박이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단풍나무만큼은 외래종이 아닌 토박이종의 나무이다.
그런데도 이를 부르는 토박이 말이 없는 것이다.
다만 `단풍`이나 `풍`이 한자말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쓰는 말이 아님이 특이하다.
중국에서는 단풍나무를 한자로 `축수`라고 표기하고 있다.

*단풍나무 [丹楓-, Acer palmatum] 는
무환자나무목 단풍나무과 쌍떡잎식물.
단풍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
높이 10m 정도의 낙엽교목으로 잎은 마주나고 원형에 가깝지만 5∼7개로 갈라진다.
열편(裂片)은 넓은 바소꼴이고 잎자루는 길이 3∼5㎝이다.
산방꽃차례로 털이 없고 꽃은 1가화(一家花)로 5월에 피며,
암꽃은 꽃잎이 없거나 2∼5개의 흔적이 있지만 수꽃은 없다.
수술은 8개, 꽃받침잎은 5개이다.
열매는 길이 1㎝ 정도이고, 털이 없으며 9∼10월에 익는다.
각지의 산지에 절로 나기도 하고 관상용으로 심기도 함.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깊게 갈라져 있으며 가을에 빨갛게 단풍이 듦.
각지의 산지에 절로 나기도 하고 관상용으로 기른다.
한국 중부 이남의 산골짜기에 분포한다.

* 당단풍나무 [唐丹楓-, Acer pseudo-sieboldianum]  
무환자나무목 단풍나무과의 쌍떡잎식물
높이 8m 정도. 낙엽활엽교목. 실나무라고도 한다.
잎은 원형인데 그 아랫부분은 심장형이며 손바닥 모양으로 9∼11갈래로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의 끝은 날카로우며 겹톱니가 있고 잎뒤 맥상에 흰 털이 있다.
꽃은 암수한꽃이고 5월에 산방꽃차례로 가지 끝에 늘어지고 색은 자홍색이다.
열매는 시과(翅果)로서 거의 편평하게 벌어지며 날개는 달걀 모양이고 10월에 익는다.
좁은단풍에 비해 열매의 날개는 끝폭이 넓으며 침엽수림 밑에 난다.
정원수·가구재로 사용하며 염료용으로도 쓰인다.
한국·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사탕단풍나무 [砂糖丹楓-, Acer saccharum]



무환자나무목 단풍나무과의 낙엽교목. 수액으로부터 단풍당이 얻어진다.
캐나다의 국기에는 이 나무의 잎이 1장 그려져 있다.
나무높이 30∼40m, 지름 50∼100㎝이며 나무껍질은 회색이다.
잎은 마주나며 잎자루 4∼8㎝이고 잎새는 지름 8∼14㎝이며 3∼5개로 갈라지고 거친 톱니가 나 있다.
자웅동주이고 꽃은 연한 녹황색의 작은꽃이며 암꽃과 수꽃이 원뿔꽃차례로 핀다.
꽃잎과 꽃받침조각은 종모양으로 유합하고 수술은 8개이다.
열매는 2개의 날개를 가진 시과(翅果)이며, 가을에 익는다.
블랙메이플 A.nigrum은 근연종으로 나무껍질이 검다.
단풍당은 북아메리카 오대호 지방에서 생산되는데
수액의 흐름이 활발해지는 2∼3월 무렵 줄기에 지름 약 1㎝, 깊이 5∼7㎝의 구멍을 뚫어 유출하는 수액을 모은다.
이것을 농축시킨 것을 메이플시럽(maple syrup)이라고 하는데
갈색 꿀과 같은 당액으로 약 60%의 당분을 포함한다.
캐나다의 퀘벡지방에서 미국의 텍사스주, 루이지애나주에 이르는
북아메리카 동부에 널리 분포하며 오대호 지방에 많이 있다.

단풍이 물드는 이유 는  
단풍 나뭇잎에는 붉은 색을 띠는게 카로틴이고
노란색을 띠는 게 크산토필입니다.
이들 색소는 잎이 왕성하게 일을 하는 여름에는
많은 양의 엽록소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습니다.

차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잎에서 엽록소가 분해돼 사라짐으로써
이들 색소가 눈에 띄게 되는 것이지요.

단풍의 색소의 분포에 따라 노란색이나 붉은색 등...
단색에서부터 혼합된 색의 물이든 단풍잎을 보게 됩니다.
특히 단풍나무는 잎이 물드는 과정에서 독특한 현상을 보입니다.
이것은 가을에는 줄기와 잎자루 사이에서 코르크층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코르크층은 잎에서 광합성으로 생성된 당류가 줄기와 뿌리로
운반되는 것을 방해해 잎에 쌓이게 됩니다.
이 당류가 잎에서 분해되면서 빨간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만들어져
세포액에 저장됨으로써 마치 불타는 것 같은 빨간색을 띠는 것입니다.
서리가 내린 뒤 따뜻하고 맑은 날이 당분간 계속되면
단풍나무 잎은 매우 곱게 물듭니다.

단풍나무가 봄철에도 빨갛게 물드는 이유는
봄철에도 빨갛게 보이는 단풍나무는 엽록소보다
안토시안 색소가 바깥에 있기 때문에 빨갛게 보이는 것입니다.
봄에 나오는 잎이나 줄기는 아직 어려서 자외선의 해를 받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어린 잎이나 줄기가 자외선의 해를 피하기 위해
자외선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안토시안을 만들어 냄으로써
일시적으로 붉게 물듭니다.